명월이 둥근 모양이 되면 온 집안이 즐겁게 모이는 때다. 매년 음력 8월 15일 중추절은 바야흐로‘삼추계자, 십리하화(三秋桂子，十裏荷花, 삼추에 핀 계수나무 꽃이요, 십리에 핀 연꽃이라네)’의 1년 중 가장 시적인 계절이다.

　　중추절에는 역사가 새겨져 있다.‘중추’라는 용어는 <주례(周禮)>에 처음 등장했다. 중국 고대 역법에 따르면 음력 8월 15일은 한 해의 가을인 8월 중순에 있어‘중추’라고 했다. 한 해에 사계절이 있고 매 계절은 또 맹·중·계(孟·仲·季) 셋으로 나뉘며, 가을 중 두 번째 달을 중추(仲秋)라고 불렀기 때문에‘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했다. 위진(魏晋)시기에‘유상서진우효, 중추석여좌우미복범강(諭尚書镇牛淆，中秋夕與左右微服泛江, 유상서가 우효를 진압하기위해, 중추절 저녁에 부하들과 가장을 하고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에 대한 기록이 있다. 중추절이 명절로 정식으로 정해진 것은 당(唐)나라 초기부터다. <당서태종기(唐書太宗記)>에는 ‘8월 15일 중추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송(宋)나라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중추절을 쇠기 시작했다. 중추절은 지금도 중국의 주요 명절 중 하나로 깊이 사랑받고 있으며, 춘절 다음으로 큰 명절이기도 하다.

　　중추절에는 신앙이 깃들어 있다. 중추절은 천상(天象)에 대한 고대인들의 숭배에서 유래한 것으로 상고시대 추석(秋夕, 가을날 밤) 제월(祭月, 달에 제사를 지냄)에서 발전해 온 것이다. 고대 농경사회에서 고대인들은 달의 운행이 농업생산 및 계절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제월이 매우 중요한 제사활동이 되었다. 이 날, 고대인들은 종종 좋은 날씨와 집안이 평안하기를 기원했다.

　　중추절은 그리움을 담고 있다. ‘고개 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고, 고개를 숙여 고향을 그리워하네(举頭望明月，低頭思故乡)’, ‘이슬은 오늘밤부터 희어지는데, 달은 고향의 달처럼 밝구나(露從今夜白，月是故乡明)’라는 시의 구절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달이 차고(月圓)’, ‘달이 기우는(月缺)’것으로‘슬픔과 기쁨, 이별과 만남(悲歡離合)’을 형용했다. 타향에 사는 나그네는 더욱 달에 깊은 정을 담는다. 밝은 달이 하늘에 떠 있고, 달을 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8월 15일 중추절은 둥글고 밝은 달의 기운으로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단원절(團圓節)’이라고도 한다.

　　중추절은 낭만을 써내려간다. 별이 밝게 뜬 달밤, 달을 바라보면 정이 들고 재미가 있어 자연스럽게 낭만적 색채 가득한 전설 속 이야기가 탄생했다. ‘상아가 달나라로 가고(嫦娥奔月), 오강이 계수나무를 베고(吳剛伐桂), 옥토끼가 약을 찧는(玉兔搗藥)’이야기들은 오늘날까지 구전되며 민족적 상상력의 풍부한 바탕이 되었다.

　　중추절은 미뢰(맛봉오리)를 촉촉하게 적신다. ‘월병 모양이 둥근 달처럼 둥글며 날이 갈수록 살림이 좋아진다(饼兒圓與月兒如，更兆嘉祥食有余)’라는 시구처럼 온 가족이 모여 월병을 맛보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게, 싱싱한 오리고기, 토란, 츠바(糍粑), 신선한 제철 과일을 곁들여 계수나무 아래서 월계화로 빚은 술을 맛보며 한 해의 노고를 치하한다. 그리고 풍년의 즐거움을 함께 이야기하며 여유로운 살림과 가족의 평안 및 건강을 기원한다. 그래서 중추절을 ‘풍수절(丰收節)’이라고도 한다.

　　중추절은 정취를 드러낸다. 상월배월(賞月拜月), 연등관조(燃燈觀潮), 베이징의 투얼예(兔兒爺) 놀이, 우시(无锡)의 향피우기(燒斗香), 홍콩의 무화용(舞火龍) 보기, 몽골(蒙古) 초원에 가서 ‘달맞이(追月)’, 티베트 고원에 가서 ‘달찾기(尋月)’ 등은 모두 유쾌하고 떠들썩한 한가위의 광경이다.

　　중추절은 온정이 넘치는 날이다. 세월이 어떻게 변하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든, 달빛이 휘영청 밝게 빛나고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중추절은 가족 모임을 약속한 날이다. 중추절은 엄숙한 날이다. 가정에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중추절을 보내는데 오호사해(五湖四海, 방방곡곡)의 동포들은 가족을 위해 모이고, 조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중국인들은 국가를 축복한다. 바다 위로 떠오르는 밝은 달은 아득히 먼 곳에 있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달빛의 초대를 받아들여 달을 감상하고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모임의 기쁨을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