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삼만리(長安三萬裏)>, 핫하게 뜬 뒷이야기

From:금교Author: 2023-09-07 15:21

 얼마 전, 여름방학 때 애니메이션 영화 <장안삼만리>가 상영되면서 일시간 큰 화제를 모았다. 8월 7일을 기준으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16억을 돌파하여 <신신방: 나타중생(新神榜:哪吒重生)><신신방: 양전(新神榜:楊戩)> <백사: 인연의 시작(白蛇:緣起)>에 이은 중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또 다른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동시에‘당시(唐詩, 당나라의 시가) 열기’‘이백 열기’를 이끌었다.

 168분 길이의 이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는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을까? 핫하게 뜬 배경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애니메이션으로 당나라의 성세를 엿보다

 <장안삼만리>는 주이광 애니메이션(追光動畫, Light Chaser Animation)이 ‘신전설(新傳說)’ ‘신신방’ 두 개 시리즈에 이어 선보인 ‘신문화(新文化)’ 시리즈를 개척한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 속에서 중요한 인물과 대표 작품을 재현해 현대 중국문화의 자신감과 힘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속에서 누구나 다 아는 48편의 당나라 시가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이 시는 영화의 줄거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동시에 이야기의 줄거리와 혼연일체가 되며 당나라 성세의 ‘시적 의미’와 ‘실의(失意)’를 재현하였다. 영화에서 등장한 이백(李白), 고적(高適), 두보(杜甫), 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 왕창령(王昌齡), 잠삼(岑參) 등 위대한 시인들은 파란만장한 당나라 시기에 용감하게 각자의 이상을 추구했다.

 그 외에 장안의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번화한 분위기와 양원(梁園)의 전원 경치, 양주(揚州)의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모습, 북방 변경 지역의 하얀 눈이 덮인 광활한 경관이 사람을 매료시켰다. 여기에 황학루(黃鶴樓)에서의 시 쓰기, 주점에서 호희(胡姬)들이 춤추기, 곡강지(曲江池)에 새롭게 급제한 진사(進士)가 말 타고 꽃 따기 등의 문화적 행사는 더해져 중국인만의 낭만을 선사했다.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아름다운 한수 한수의 당시가 ‘걸어나올 때’마다 관중들로 하여금 당나라 분위기와 시의 운치에 관한 기억을 활성화시킬 뿐만 이니라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를 본 많은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당시를 ‘열어보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라며 “한 번의 영화의 관람 경험, 마음의 여정일 뿐만 아니라 문화의 세례이자 깨달음입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제목이 왜 장안삼만리냐고 의심을 갖는 관중들도 적지 않다. 영화 제목은 명(明)나라 진자룡(陳子龍)의 <종군행(從軍行)>에서 따왔다. 아울러 이 제목 중에 ‘장안’은 고적, 이백 등 시인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상적인 땅’을 의미하며 ‘삼만리’는 그들과 이상 사이의 거리를 뜻한다. 이는 제작진이 표현하고 싶은 주제를 교묘하게 해석한 것이다.

 절묘하고 세심한 설계로 손꼽히는 작품을 창작하다

 주이광 애니메이션 CEO 겸 <장안삼만리> 감독 위저우(于洲)는 “<장안삼만리> 창작 내내 당풍, 시적, 장미, 연구라는 4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인물, 말, 복식, 기물, 의례, 건축, 심지어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부분까지 다듬고 엄밀하게 고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더 깊이 있게 연마하는 이런 창작 태도는 하나의 국산 애니메이션 대작을 만들어냈다.

 주이광 제작진은 영화에서 당나라의 모습을 전면적으로 복원하고 사실적이고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당나라의 운치를 완벽하게 보여주기 위해 제작 전부터 많은 애를 썼다. 예를 들면 산시(陝西), 쓰촨(四川) 등 지역에 가서 자료를 수집하고 수많은 고대 그림, 서적, 문화재 사진 등 실물적 자료도 찾았다. 영화 감독 쩌우징(鄒靖)은 “이 영화는 많은 역사적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시대의 민속 문화, 시 그리고 미학에 대한 연구를 많이 수행했으며 중국역사연구원과 중국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전문가들과 상담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후속 인터뷰에서 <장안삼만리> 프로듀서 쑹이이(宋依依)는 구상부터 제작까지 총 3년 넘게 걸렸으며 창작 과정에서도 반복적으로 갈고 닦았다고 털어놨다. “영화에는 고적은 25개의 버전이 있고 이백도 15개의 버전이 있으며 가장 복잡한 에피소드 ‘장진주(將進酒)’도 제작 주기가 2년 가까이 됩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프로듀서와 감독 등 제작진의 공동 노력 하에서 이 작품의 ‘성공’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위저우는 “주이광 애니메이션 창립 10주년을 맞아 이런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제출한 답안지입니다. 모든 시대에는 모든 시대의 창작자가 있으며 이들은 우수한 전통 문화를 계승할 뿐만 아니라 창작자로서 책임져야 할 사명감을 가지고 더 영향력 있고 사명감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중국의 이야기’를 말하다

 애니메이션의 끝에서 늙은 고적은 “당시와 서적이 있으면 장안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비록 장안의 ‘형(形)’은 역사 속으로 남아 있지만 장안을 대표하는 ‘신(神)’은 영원하다. <장안삼만리>가 보여주듯 화려한 특수효과, 멋진 대사, 굴곡진 이야기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잊혀질 수 있지만 영상 작품 뒤에 숨겨진‘문학의 아름다움’은 관중들에게 지속적인 감동을 준다.

 중국문화예술계연합회 온라인 문화예술 홍보센터 주임 하오샹훙(郝向宏)이 <장안삼만리>는 중화민족의 찬란한 문명 발전의 본보기이며 중화문명의 강력한 정신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장안삼만리 속에 중국 문화적 영혼을 찾아냅니다.” 리다오신(李道新) 베이징대학교 예술대학 부원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시와 중국 시인에 초점을 맞춘 많은 영상 작품이 창작되면서 그중 <장안삼만리>는 집대성된 ‘중국 시적 영화’라고 평가했다.

 중국영화인협회 부주석이자 칭화대학교 인훙(尹鴻) 교수도 <장안삼만리>를 높이 평가했다. 그가 보기에는 <장안삼만리>는 시를 주제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창작한 예술 형식을 만들어 내고 시를 통해 많은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하며 나아가 시가 서사적언어에 통합하게 되었다. 아울러 이 작품은 전승 및 혁신의 모범이 되어 전통문화에 대한 현대적 표현의 새로운 시각을 발견해 냈다.

 중앙문사연구관 중청샹(仲呈祥) 관원은 “<장안삼만리>는 중국 애니메이션 창작 분야에서 상징적이고 선도적이며 현실주의 정신과 낭만주의 정서를 결합한 작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라고 하며 이 영화는 중국 영화 업계 관계자들이 역사의 문맥을 이어가며 현대 영화업 발전을 추진하는 구체적인 실천이며 중국 영화 산업의 회복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분석했다.

편집:董丽娜

문장과 그림에 대한 저작권은 원 저자에게 속하며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싶을 경우 따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